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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의힘

걷기 예찬 - 동네 뜸방에서 일어난 기적


[동의보감]에는 걷기를 예찬한 대목이 나온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補)


좋은 약보다는 잘 먹는 것이, 잘 먹는 것보다는 많이 걷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얘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뛰어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뛰지 않으면 남보다 뒤처진다는 생각 때문에 일단 뛰고 보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서도 뛰어올라갈 만큼 바쁜 사람들.

지하철을 놓치지 않으려고, 지각을 면하기 위해 당신은 뛰어야 한다.

그러나 그건 변명이다.


당신이 지각을 하는 것은 뛰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침에 늦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죽을 힘을 다해 에스컬레이터를 뛰어오르고, 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 가까스로 올라타는 순간, 당신은 중요한 한 가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여유다.


하루를 준비하는 생각의 여유 없이 사무실을 향해 내달린 당신의 하루가 과연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을까.

당신이 진정으로 여유의 힘을 믿는다면, 지친 말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절대로 뛰지 마라.

숨 가쁘게 뛰는 동안 당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거나 기껏해야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뛰어가면 당장 지각을 면할지는 몰라도 지친 심신으로 미래는 커녕 하루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당신이 뛰어온 길을 한번쯤 뒤돌아보라.

당신이 뛰지 않았다면 더 많은 풍경을 보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떠 올렸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뛰는 동안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아주 중요한 생각을 놓쳤을 수도 있다.

공감한다면, 지금이라도 천천히 걸어보라.


동네 뜸방에서 일어난 기적, 신기문

175-176 와이런에서 재인용